Topic. 열두 해 혈루증을 앓아 온 여인의 이야기에서 핵심은 무엇일까? 여인의 믿음일까?
열 두 해 혈루증으로 앓던 여인의 이야기는 대부분 마지막 부분.. 즉 "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..." 라는 부분에 주목하도록 합니다. 과연 여인의 믿음을 칭찬하면서 우리도 이 여인과 같은 믿음을 갖자는 것으로 결론내려야 하는 것일까요?
성경의 주인공은 항상 예수님이며, 또 예수님이 되어야 합니다. 그런데 너무 위인적기식의 해석과 설교가 많습니다. 하지만 이것은 설교의 주인공을 '예수님'에게서 '사람'으로 대치시켜 버립니다.
물론 '사람'을 강조하면서 본받아야 할 부분에 대한 설교가 전부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. 다만 예수님이 어떻게 부각되어 있는지를 잘 살펴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.
오늘 이 이야기를 예수님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.
먼저 질문합니다.
'왜 혈루증 여인이 손을 대었을 때 예수님은 부정해지지 않았는가?' 입니다.
'혈루증'이란 지속적으로 피가 나고 멈추지 않는 병입니다.
하혈이 언제나 일어나고, 그것도 시작하면 멈추지가 않으니 이 여인이 대단히 힘든 삶을 살았음이 틀림없습니다. 하지만 이 여인이 처해 있는 상황은 병으로 말미암은 육체적인 고통도 있지만,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자 하는 바는, 이 여인은 병의 고통보다 훨씬 더 큰 어려움 가운데 있다는 사실입니다. 그것은 바로 "부정함"이라는 겁니다.
레위기 15장에 보면 '유출병'이 있는 자는 부정한 사람이 됩니다. 그와 접촉한 사람이라면 그도 부정한 사람이 될 뿐이었고, 사람들에게뿐만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늘 부정한 사람, 불결한 사람이라는 낙인을 가진 인생입니다. 혈루증은 그런 병입니다. 단지 육체적으로만 고통스러운 병이 아니라, 하나님 앞에서 부정함을 입은 병이라는 겁니다. 그러므로 이 여인이 처해 있는 상황은 하나님께 기피거리가 되고, 사람에게 기피거라가 되는 부정과 불결의 상황입니다.
그런데 이 여인이 예수님의 소식을 듣고 무리 가운데 섞여 주님께로 다가와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댑니다. 상식적인 선에서, 율법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부정한 여인이 손을 댄 예수님은 부정하게 되어야 합니다. 이것이 상식입니다. 하지만, 예수님이 부정해진 것이 아니라, 그녀가 깨끗해졌습니다.
사실 이런 일은 불가능합니다. 전 율법을 관통하는 거룩한 법칙은 '정한 것과 부정한 것이 접촉하면 항상 정한 것이 부정해진다' 였습니다. 그런데 그 법칙이 깨진 것입니다.
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요?
구약에서 거룩의 법칙이 깨지는 경우는 단 한가지 경우입니다.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제단만은 달랐습니다. 모든 부정한 것이 제단에 와서 접촉할 때는 단이 부정해진 것이 아니라, 도리어 접축한 제물이 거룩해졌습니다. 왜 일까요? 바로 '(어린 양의) 피' 때문입니다. 제단은 이것을 통해 접축하는 것을 거룩하게 하는 힘을 얻었습니다. 성전 안에서 사용되는 모든 기구들에는 어린 양의 피가 발라졌습니다.
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께 접축한 혈루증 여인이 왜 깨끗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. 바로 우리 주님이 이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하는 어린 양의 보혈의 본체시기 때문입니다. 주님이 속죄의 근원이시기 때문에, 주님께 닿은 혈루증 여인은 주님을 부정하게 만들 수 없었습니다.
결국 혈루증 여인의 사건은 예수님 자신이 '모든 부정을 치료하는 정결의 근원'이심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사건이며, 우리를 죄의 속박으로부터 자유하게 해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, 어린 양의 보혈을 통해 우리를 구속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사건입니다.
따라서 단순히 '저 여인의 믿음이 정말 대단하구나. 저 여인의 믿음을 본받자'라고 할 것이 아니라, 놀라운신 예수 그리스도를 봐야 합니다.